[2020 GMC]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강연 후기 : 누가, 언제, 왜 행복한가
안녕하세요? 드라마큘라입니다.
오늘은 저번에 소개해드렸던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20에서 들은 강연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가장 감명받은 강연인 서은국 교수님의 "누가, 언제, 왜 행복한가"라는 강연을 정리 및 리뷰해보겠습니다.
1. 서은국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고, 행복 심리학자입니다. 행복 심리학자답게 <행복의 기원>,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등의 책을 집필하셨습니다. 저는 교수님을 알지도 못했고 이런 책을 읽어본 적도 없지만 이번 강연으로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려고 구매했습니다. 그 정도로 강연을 흡입력 있고 설득력 있게 진행하셨고 많은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혹시나 교수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꼭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2. 강연 내용 정리
1) 행복이란?
행복이란 뭘까요? 뇌에서 좋음, 쾌감 등을 느끼는 전기신호를 느끼는 것을 행복이라 할 수 있고 그 빈도가 잦다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많은 이들은 '돈이 더 많고 더 젊고 외모가 더 멋진 사람이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하여 이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는 "가치로운 삶"과 "행복한 삶"을 혼동한 것입니다. 둘은 비슷할 것 같지만 분명 다릅니다. 가치로운 삶은 행복한 삶이 아닙니다. 이런 가치들은 살아갈 수 있는 일정 수준 이하(예를 들면 아프리카에서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아이들)이면 행복에 영향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행복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예시 1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면 행복감이 점점 올라갈까요? 원래는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혼식 날짜를 잡기 전까지는 행복감이 점점 증가하다가 날짜를 정한 후부터는 행복감이 떨어졌습니다.
예시 2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 후엔 어떨까요? 계속 행복감이 떨어질 것 같지만 잠시 행복감이 떨어졌다가 금방 다시 회복됩니다. 이는 개인차가 존재하여 사별 직후 행복감이 바로 증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나쁜 상황에서든, 좋은 상황에서든 적응을 정말 빨리한다는 사실이 이 결과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하던 가치를 마침내 내 것으로 이루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행복감이 일정 수준 높아지다가 다시 원래대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예시 3
예를 들어 평생을 내 집 마련을 꿈꿔서 10년 이상 열심히 저축하여 집 한 채를 마련했을 때, 행복감은 1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다시 원래의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많은 책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반려 동물을 키워라", "긍정적인 사고를 해라", "여행을 떠나라" 등에 대해서요. 하지만 이런 것들로 인한 행복은 기존에 느끼던 행복감과 깻잎 한 장 차이라면, 우리는 근원적인 행복에 집중할 것입니다. 깻잎 200장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입니다.
2) 누가 행복한가
누가 행복한지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 유전으로 결정됩니다. 유전적으로 사람들은 좀 더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인 성질이 결정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자주, 더 많이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를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평생을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우리인데, 이게 유전으로 결정된다고 공공연히 밝히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관한 책들을 살까요? 결국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책이나 기타 매체는 결국 누군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에 이런 정보를 굳이 밝히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왜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행복한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이 이유를 알게 되면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해서 더 행복할 수 없는 게 아닌 것을 아실 겁니다.
3) 언제, 왜 행복한가
단순히 사람은 다른 사람과 있을 때 행복을 느낍니다. 또 음식을 먹을 때 행복을 느낍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는 진화론적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 역시도 생존에 유리한 종만 살아남은 결과의 한 형태입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혼자 있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무리를 이룰 때 더 안전하며, 자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또 먹을 음식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었죠. 인간이 아무리 진화된 동물이라 한들, 결국 수천 년간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남기 위한 노력 끝에 살아남은 동물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 있을 때보다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도록 뇌에서 전기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고도로 진화한 동물이기에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하진 않고 "좋아하는 누군가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행복감을 느낄 환경에 자주, 많이 노출되어 더 행복한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내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끼시는 분은,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었는지 생각해보시고 그 빈도수를 조금 늘려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강연 후 내 생각
행복이 유전이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럼 나 같은 내향적인 사람은 평생 외향적인 사람보다 행복하지 못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이 왜 더 행복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내 상황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원래 이런 강연을 들을 때 의심을 많이 하면서 듣는 편입니다. 정말 그럴듯한 말일지라도 근거가 부족하다면 잘 믿지 않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넘깁니다. 하지만 서은국 교수님은 여러 연구 결과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에 대한 뒷받침을 잘해주셔서 강연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만 전달해주신 거라 생략된 부분이 많겠지만, 이는 교수님의 책 등을 읽으며 더 자세히 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은 생각보다 단순한 것이라 깨달았던 좋은 강연이었고, 앞으로 가치로운 삶과 행복한 삶을 구분해서 생각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